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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. 10. 29 2020-10-3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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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울 생활의 마지막 밤이다.
짐정리는 대충 끝내고 방 구석에 촥촥 쌓아놨고
가져갈 짐은 캐리어 하나 가방 하나.
바로 제주에 갔다면 마음이 싱숭생숭,, 많이 그랬을것 같지만
제주가기 전 울산에 들렀다가니 좀 덜하다.
현실감도 많이 없다.
다만 짐정리가 너무 장기전이라 피곤했기때문에 얼른 짐을 풀고 푹 쉬고싶은 생각뿐이다.
내 친구는 한국에서 외국으로 갔으니, 나보다 더 이상한 기분이었겠고 짐정리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. 대단하다.

책을 정리하다 워홀때 쓴 일기를 발견했는데 나름 재밌어서 4권을 다 읽었다. 풋풋한 서른의 내 모습은 정말 웃겼다.
그래도 그 일기덕분에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좀 덜해졌다.

생각해보면, 어딘가로 떠났다가 돌아온 날은 확실히 기억나는데 떠나는 날의 기억은 잘 없다.
유럽여행이야 가까운 시기니 출발한 날의 기억은 나지만 여행준비를 했던 기억은 잘 없다.
워홀때도 마찬가지로 떠났던 당일의 기억은 잘 나는데 준비했던 과정의 기억은 없다.
잘 생각해보면 생각날 수도 있겠지만..

하지만 돌아온 날은 확실히 기억이 난다..
왜일까. 돌아온 게 좋았던 걸까?

난 이제 제주에 가면 돌아오지 않을 생각을 한다.
돌아올 곳도 없을것이다. 서울도, 놀러오는거라면 오겠지만.
어느 정도 적응하며 살 수 있을까.
일도 걱정이지만 삶 자체에 대한 걱정도 물론 있다.
이제까지는 계획을 하지 않아도 살아졌는데
제주에서는 장기적인 계획을 하지않으면 금방 지쳐버릴수 도 있을 것 같다.
내가 원하는 삶의 장면은 딱 하나다.
울산집, 서울집에 있는 음반과 테이프, 바이닐을 다 정리해두는 것.
다 정리해서 마음껏 꺼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그런 삶의 장면.
내 집이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내가 꾸며놓은 공간에서 나의 삶을 살고 싶다.
단지 그런 것에서 출발한 홀로서기다.

그리고 그런 나의 공간으로 여행을 떠나온 누군가들이 쉴 수 있다면.
아무래도 지쳐있다면, 선뜻 쉼을 제공할 나의 공간이 있다면.
그래서 지금부터 나의 목표는
제주 여행을 생각하는 누군가의 빌붙을 수 있는 친구, '제주의 지인' 이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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